�� 어느 무더운 날 옆방 아주머니(엄마)와 밥을 먹는데 벌컥벌컥 물을 들이켜는 그의 세찬 목울대가 시선을 끌었다. 그는 물을 마시고 있었지만, 기실 자랑을 하고 있었다. 내 컵 좀 보라고, 새끼손가락을 높이 치켜들었다. “뭐야, 그게.” 아줌마는 대답 대신 컵을 내밀었다. 그것에 손이 닿자마자 놓쳐버렸다. “읏, 차!” 내동댕이쳐진 컵은 바닥을 도르르 굴러갔다. 아줌마는 하나 놀라는 기색 없이 그것을 주워 들었다. “얼음컵이지.” 망치처럼 그것을 식탁에 쾅쾅 내리쳤다. “어떤 것이든 즉시 시원해지지.” 회심의 미소를 짓더니 능숙한 손짓으로 컵을 까뒤집어 각얼음이 우수수 떨어지는 것을 보여주었다. 얼음컵이자 얼음 트레이였던 거다. 감탄과 무관심에 내가 말이 없자 그가 말했다. “1300원.” 유유히 방으로 퇴장하는 뒷모습에게 물었다. “어, 어디서…?” 문지방 위에 서서 그가 입술을 오므렸다. “테무.”아줌마는 요즘 테무에 빠졌다. 하루가 멀다고 알 수 없는 회색 봉투가 집 앞에 ...